굿바이, 게으름.

2009. 4. 8. 23:58

굿바이 게으름을 신청했던 나의 신청 멘트를 보자면, 이렇다.

 정말........ 너무 심하게 게으른 저이기에 신청해봅니다. 활동력은 왕성해서 놀거나 짧고 굵은 일을 할땐 잘 하는 편인데 게으름 때문에 장기계획에서 항상 틀어지거든요. 제발 인생좀 고쳐보고싶습니다...orzby 라랄라

이 책을 읽고나니 4264:20의 엄청난 경쟁률 속에서 내가 뽑힌 이유를 알겠더라.  내가 처한 상황은 전형적인 "에너지 분산형 게으름" 으로서 정확한 줄기인 비전이 없고 목표가 흩어져있어 늘 바쁘긴 한데 인생의 중요한 한걸음은 절대 나아가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다. 이 책이 지적하는 전형적인 게으른 인간형이 바로 나였던 것이다. orz.

이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게으름이란 요약하자면 "긍정적 에너지를 창출해 내지 못하는 상태"다.
삶의 에너지가 떨어져서, 분산되어있어서, 어두운 상태라서, 주변 상황이 좋지 못해서 어떤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에너지 창출이 정지된 상태인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게으름의 정의와는 좀 다르지 않을까?.

보통 게으름은 천성이고, 개인의 "잘못" 이라는 식으로 인식되는 것과 상반되게 이 책은 게으름을 개인의 어떤 잘못 혹은 잘못된 습관이 아닌 어떤 "부정적 상태"로서 접근한다. 게으름은 상태적인 것. 어떤 불편한 자세와도 같은 것이다. 당장 편하더라도 계속 그렇게 있기엔 우리의 살이 부어오르고 뼈가 삐걱거리는 그런 자세 같은 것 말이다. 이렇게 접근이 다른 만큼 이 책이 내게 하는 충고는 다른 어떤 충고들과는 다른 방향성을 가진다. 
 우리의 게으름에게 하는 충고는 대게 "그러지 마" 이다. 그러지 마라. 부지런 해져라. 미래를 생각해라!
개인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항상 이 짤방이 생각났다고나 할까.

이 얼마나 쿨씤한 배짱이(..)

 이 책이 다른 충고들과 다른 점은, 이 책은 어떻게 해야 나의 꼬인 자세를 풀어나갈 수 있을지, 또 어째서 사실은 불편한 그 자세를 내가 편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를 차근차근 짚어준다는 것이다. 원인의 원인의 원인의 원인- 제 1원인으로 회귀하여- 
그래서 이책은 당연히 인생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다

말하자면 그런 거다. 당신이 왜 그 불편한 자세를 편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지. 그것은 사실 당신의 몸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어딘가 기울어있기 때문이다. 왜? 몸이 원하는 데로 살지 못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궁극적으로 이책은 이야기한다.
원하는대로 살라고. 자신으로 있으라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은 게으를 수 없다는 게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이렇게 말하면 뻔해보인다. 하지만 주치의가 옆에서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랄까. 이책은, 그래 솔직히 말하면 참 위로가 된다.

그런데 렛츠리뷰를 통해서, 이 책을 읽고 바로 내가 게으름에서 벗어났을까. 아니다. 그건 이 리뷰 작성 시각을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_=)  그건 개인적인 밑바닥을 치는 경험을 지금 하고있기 때문이라고 미안한 변명을 해본다. 다만 이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내가 다른 점이라면, 이제 "내가 왜 그러는지" 알겠다는거. 바닥을 치는 지금 이 과정은 내가 마주하기 싫은 모든 것들을 온전히 마주하고 그것들을 재배치 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앎은 곧 행함이리니. 이 정리가 끝난 뒤의 나를 빠르게 설레발치며 기대해본다.


렛츠리뷰
Posted by L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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